[가스신문(2024.08.14)] [가스기술사 제언-8월] 가스·화공플랜트 위험성 감소대책 수립 시 고려사항

안전보건진흥원 성경모 환경화학본부장(가스/화공안전/화공기술사, 산업안전지도사)

우리나라의 작년 사고사망만인율은 0.39‱로서 통계 이래 처음으로 0.3‱대로 진입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OECD 국가 중 하위 수준으로 우리나라의 높아진 경제적 위상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산업안전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중대재해감축 로드맵(’22. 11월)을 수립하여 시행 중이다. 동 로드맵에는 사고사망만인율을 ’26년까지 OECD 평균 수준인 0.29‱로 감축한다는 목표와 함께 이를 위한 4대 전략이 담겨 있다.

정부는 동 로드맵의 4가지 전략 중 첫 번째를 ‘위험성평가 중심의 자기규율 예방체계 확립’으로 선정했다. 그만큼 사고예방에 있어 위험성평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며, 기업 스스로가 위험요인을 발굴/제거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의미이다.

정책을 시행한지 1년 반 이상이 지난 현 시점에서 사업장에 자기규율 예방체계가 잘 정착되고 있는 지 뒤돌아보고 미흡하다면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한건 아닌지 생각된다. 본 기고문에서는 가스/화공플랜트의 중대재해감축 측면에서 위험성 감소대책 수립 시 고려사항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위험성평가는 사업장 스스로가 유해위험요인을 찾아내 위험성 수준을 파악하고 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조치를 실행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사업장 스스로 사고예방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 조직이나 예산 등이 잘 갖춰진 대기업의 경우 이러한 위험성평가를 수행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안전 조직 등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아래 사유와 같이 위험성평가를 내실 있게 수행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우선 유해위험요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순회점검, 아차사고, 타사 사고사례 등을 검토해야 한다. 하지만 인력 부족에 따른 업무부담 등으로 담당자 추측에 의한 유해위험요인 파악이 이뤄질 수 있다. 또한 위험성평가 결과 일정수준 이상의 위험성이라면 개선을 해야 하는데 예산, 개선시기, 업무부담 등으로 위험성 수준을 임의적으로 낮출 수 있다. 아울러 개선을 한다고 해도 본질적이나 공학적 대책이 아니라 실행이 간단한 개인보호구 사용을 우선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 관련 기관 등은 위험성평가 실시에 대한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잘 청취하고 관리시스템 구축, 담당자 교육 등 정책적인 지원을 지속 실시할 필요가 있겠다.

유해위험요인을 잘 찾아냈다고 해도 개선대책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가스/화공플랜트의 경우는 중대산업사고의 발생 가능성이 크므로 개선대책을 신중히 수립해야 한다. 따라서 개선대책, 즉 위험성 감소대책을 수립할 때는 다음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첫 번째로 본질적 대책 수립이다. 위험성 감소대책 중 가장 최우선적으로 적용해야할 사항으로 설계나 계획단계에서 위험을 제거 또는 저감하는 것이다. 이 본질적 대책의 요소에는 단순화, 효율화, 대체, 완화, 영향제한이 있는데, 독성가스를 인체에 무해한 가스로 대체하거나 화기작업을 일반작업으로 공법 변경하는 것 등을 말한다.

두 번째로 공학적 대책 수립이다. 위험조건이 되었을 때 위험요소를 제어하거나 안전설비가 작동되도록 시스템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 공학적 대책에는 인터록, 방호장치, 국소배기장치 등이 있다. 예를 들어 저장탱크 외부에서 화재 발생 시 탱크 과열에 의한 폭발을 방지하기 위해 물분무 장치가 자동으로 작동되도록 안전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 등을 말한다.

세 번째로 관리적 대책 수립이다. 안전하게 작업하도록 매뉴얼을 정비하고 각종 훈련을 통해 사고 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 관리적 대책에는 매뉴얼 정비, 출입금지, 노출관리, 교육훈련 등이 있으며, 위험작업절차 수립 및 교육을 통해 모든 작업을 안전하게 진행하는 것 등을 말한다.

네 번째로 개인보호구 사용이다. 보호구는 가장 소극적인 대책으로서 앞서 말한 세 가지 대책을 적용하기 어렵거나 세 가지 대책과 함께 시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보호구 사용은 사고예방의 만병통치약이 아닌 최후의 수단이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겠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가 유해위험요인을 파악하고 위험성을 결정하여 개선대책을 잘 수립·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가스/화공플랜트의 경우는 유해위험물질의 누출, 화재, 폭발 등 중대산업사고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위험성평가 시 정기적으로 기술사, 지도사 등 전문가를 참여시켜 유해위험요인 파악, 위험성 결정과 대책수립 등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검증하고 지도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출처 : 가스신문(http://www.gasnews.com)